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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일요일 밤. 무엇을 할까 고민해봤지만 아무 생각이 없어 꺼내든 영화 웨이백.
간만에 타임리프 하는 경험을 했다. 러시아 소비에트 시베리아 수용소에 억울하게 잡혀간 사람들이 자유를 찾아 인도까지 간다는 로드 무비. 혹독한 환경속에 무너지는 인간성을 보여줄수도 있었지만. 리더의 친절함으로 무사히 히말라야를 넘어 자유를 찾게 된다. 인간성이란게 도대체 무엇인지 알수도 없지만, 왠지 알것만 같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각자 소중한 것을 위해서 한발한발 내딛는 의지라는게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달았다. 분명 여러가지 힘든게 구조 탓도 있지만 그 속에서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인간구실 제대로 하면서 살수 있지 않을까 싶다. 꼭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서 정신을 차린다는 말은 아니지만. 아무튼 어려운 환경에 닥치면 아마 이 영화를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을 거야.
인간은 역사속의 존재라는 것을. 웨이백의 시대가 이념투쟁과 전쟁의 광풍에 휩싸인 시대라면. 지금 세대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파편화된 인간들이 불안을 느끼며 끙끙대는 시대가 아닐까.
군대 생각을 했다. 하루에 5시간 밖에 자지 못했지만, 치열하게 책을 읽었던 그때를. 하루 24시간중 나를 위한 시간은 단 1분도 없었고 쓸데없는 짓을 열심히, 잘 하지 않으면 각종 폭력이 난무했던 그때. 불현듯 나를 위한 시간은 책읽기 밖에 없다라는 것을 깨닫고. 이병 때 시공사 디스커버리 총서를 방독면 가방에 가지고 다녔던 기억. 초소에 사수랑 올라갔고 사수는 당연히 뻗어서 자고 나는 그때 방독면에서 반고흐를 다룬 작은 책을 오렌지 전등 빛에서 봤던 기억. 걸리면 뒤지게 혼났을 텐데....그때 나는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하는데, 가혹한 환경에서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살았던 그 기억이 소중하다.
그래 나는 정신만 차리면 시베리아에서 인도까지 걸어서 갈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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