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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와시대는 끝났지만...「도모구이」
    영화노트/일본 2014. 4. 15. 22:49

     


    도모구이

    Backwater 
    5.7
    감독
    아오야마 신지
    출연
    스다 마사키, 키노시타 미사키, 시노하라 유키코, 미츠이시 켄, 타나카 유코
    정보
    드라마 | 일본 | 102 분 | -
    글쓴이 평점  

     

     

    아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무엇일까. 아버지에게 아들이란 자신의 분신 같은 존재겠지만, 아들에게 아버지란 존재는 극복해야 할 존재 같다. 아버지를 보고 배워야 할 점도 있는 반면, 닮고 싶지 않은 행동들을, 은연 중에 내가 행동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소름이 끼친다. 내 경우엔 아버지의 경박한 웃음이나, 어머니를 가끔 막 대하는 점, 사람들이랑 쉽게 어울리지 않는 점을 상당히 싫어했는데. 가끔 내가 같은 행동들을 할때마다 무섭다. 알고 있으면서도 잘 안고쳐지는 것들. 아들은 아버지를 배반하고 싶어한다.

     

     

    아오야마 신지의 「도모구이」를 봤다. DV(Domestic Violence)를 일삼는 아버지를 둔 아들의 성장기다. 어머니는 진즉에 집을 나갔다. 근처에서 생선 장사를 한다아버지와 아들과 술집 여자랑 같이  산다.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유는 폭력때문이다. 아들은 맞은적 없지만 같이 살던 여자들은 맞았다섹스 중 쾌감을 위해 아버지는 여자들을 때린다. 아들은 그걸 새벽에 은연중에 목격, 자신안의 폭력에 눈 뜨게 된다. 아들에게는 여자친구가 있다. 둘이 여러 번 섹스를 하는데 별로 감흥이 없다. 아들이 아버지의 폭력을 목격하고, 자신도 모르게 섹스 중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 여성의 인생을 망쳤던 아버지의 폭력을 저주하던 아들이 폭력성에 눈뜨게 된다.

     

    어머니는 한쪽 팔이 없다. 도쿄대공습때 잃어버린 팔이다. 세상은 그녀를 병신취급했다. 신사 축제때 만난 남자와 결혼을 한다. 그게 바로 아들의 아버지다. 여자들은 달거리때 신사정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세상의 차별이고 폭력이었다. 결혼해보니 이 남자가 계속 때린다. 그래도 임신했을때는 맞지 않았다. 여자는 집을 나간다. 의수를 끼고 생선을 손질하며 혼자 살아간다. 전쟁이, 국가가, 남편의 폭력이 그녀를 강인하게 만들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여자친구를 강간하고 때린다. 그 사실을 안 아들은 아버지를 죽이려고 하지만 언제나 생각뿐, 어머니가 나서서 심장에 의수를 꽂는다. 형무소에 갇힌 어머니. 면회를 간 아들.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그분의 임종이 다가왔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분이 은혜를 입으면 형량이 줄을 수도 있다고. 아버지가 죽고, ‘그분쇼와 천황이 죽었다. 아 이 영화의 노골적인 메시지가 튀어나오는 순간이다.

     

     

    아버지가 죽고, 쇼와 천황이 죽었다는 것.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원흉이지만 곧 이어 찾아온 미소대결의 큰 은혜를 받고 목숨을 부지했던 폭력의 상징이 사라졌다. 남성-국가-천황이 여성-국민을 폭력으로 휘두른다. 쇼와시대의 종언. 헤이세이 시대의 시작. 이제 폭력은 끝이난 것일까? 아버지의 시대가 끝나고, 아들의 시대가 시작된다. 어머니의 시대도 끝이났다. 생선가게에는 아들의 여자친구가 생선을 손질하고 있다.

     

    피는 어쩔 수 없다. 폭력에 눈을 뜬 아들은 자고 있는 여자친구를 목 조르려 한다. 그러자 여자친구가 매섭게 말한다. “살해당하는 거랑 손 묶이는 거 중에 뭐가 나아? 니 손은 나 때리라고 있어? 날 예뻐 하라고 있는거 아냐?” 그리고 시작된 섹스. 아들의 손은 묶여있다. 영화 내내 아들과의 섹스에 시큰둥하던 여자친구가 적극적으로 섹스를 즐긴다.

     

    일본 헌법 9조가 생각난다. ‘전쟁을 포기하고, 국가의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 전범국가의 유일한 전쟁 제어장치. 국민이 국가의 폭력을 헌법 9조로 막았지만, 이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소설 원작에서는 어떻게 다뤄졌는지 모르겠지만. 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이 시기. 아오야마 신지는 국가와 남자를 믿지 못하는 것 같다. 고삐 풀린 망아지는 묶어야 한다.

     

     

    *원작 소설은 2012년에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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