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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 등산코스 대청봉 - 한계령-대청봉-오색코스
    여행노트/등산 2019. 7. 5. 15:54

    손구라랑 설악산을 갔다. 때는 2019년 6월 5일. 동서울 터미널에서 손구라를 만났다.


    내 옆자리는 손구라가 아니었다. 담배냄새가 쩌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내였다. 그가 숨을 쉴때마다 담배 쩐내가 났다. 중간에 양구인지 인제인지에서 잠시 정차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또 담배를 피고 차를 탔다. 쩐내가 더해졌다.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한계령을 적어도 3번~4번 정도 왔을 것이다. 첫 번째 왔을때 구름이 손에 잡혔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그때는 그걸 구름으로 믿었다. 초등학교때였다.


    채비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손구라 먼저 보냈다. 나는 응가를 해야했으므로 누군가가 내 응가타임을 기다리면 나는 응가가 안나올것 같았다. 응가를 하고 한발 두발 내딛기 시작했다. 처음 부터 가팔랐다. 젠장. 땀이 억수로 나고. 헉헉 숨이 찬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산객들과 같이 올라간다. 힘들었다. 이런 길이 계속 되면 대청봉에 과연 올라갈수 있을까 내 무릎은 버텨낼 수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올라갔다.


    저 위에 손구라가 앉아 있다. 낑낑. 앉아서 쉬고 있다. 나는 사실 업힐을 좋아한다. 쉬지 않고 손구라와 올라간다. 무슨 삼거리인가. 완전 병풍이다. 설악산에서 그린 수묵화가 있는가. 인왕제색도? 그건 서울인가. 설악산은 깊고 높았다. 높은 곳에 올라가도 인가 하나 보이지 않고 얄굿게 산허리를 휘감은 도로의 모습만 보인다. 나는 자연인이다가 절로 생각난다. 아 얼마나 사람 없는 곳에 와서 고요를 즐기고 싶었던가. 오늘따라 손구라도 아닥모드다. 힘든 모양이다.

     


    탄산이 떙긴다. 콜라콜라 노래를 부르며 소청대피소에 도착했다. 소청대피소에는 레쓰비와 생수밖에 없다. 레쓰비라도 감사해요. 탄산을 가져다 놓으면 좋겠다. 자본주의의 성수 콜라가 떙긴단 말입니다. 소청대피소에서 정상인 대청봉까지는 불과 2~30분이면 올라간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내려가서 온천도 해야 하고 비빔밥도 먹어야 한다규!
    혼자 치고 올라간다. 20분 정도 땀을 흘리면서 올라갔다. 드디어 대청봉이다. 빨간색으로 대.청.봉. 이라고 쓰여져 있다. 북한이 바위에 김정일 장군 공덕 같은 스토리를 써놓을때의 서체와 느낌 같다. 평일이라 사람도 없다. 주말이면 줄을 서서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어야 할터인데 아재 한둘. 연신 만세를 부르며 사진을 찍는 커플틈에서 정상석과 함께 셀카를 찍는다. 손구라는 10분뒤에 나타난다. 아주 느릿느릿. 나중에 말한다. 다리에 쥐가 올것 같아 일부러 천천히 걸어온거라고. 규여.. 당신은 60KG도 안되지 않나. 나는 85kg이다. 평소에 운동이 중요하다.

     


    하산한다. 목적지는 오색이다. 손구라가 일전에 오색으로 올라오다가 쥐가 나서 정상을 못 밟았다고 했다. 조망도 없고..계속 오르막이고.. 뭐.. 패배자의 변명이지. 이걸 못올라오나. 나는 하산이 싫다. 왠지 모르게 진절머리가 난다. 숨이 가쁜건 아닌데 무릎이나 이런게 자꾸 신경쓰여서 일꺼고. 정상에서 쾌감을 맛보니 목표할 바는 다 이뤘다는 기분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등산의 수칙이 있다. 정상올라갈때 체력 반을 아껴두라. 나는 아껴뒀을까? 정형외과 선생님이 좋아하는 하산 코스 오색으로.. 내려간다. 다람쥐들이 자꾸 따라온다. 애완견 처럼. 산객들이 먹을거를 퍼다 준것 같다. 다람쥐여.. 자연에서 살면서 주는걸 처먹다니. 앉아서 쉬는데 다람쥐 몇마리가 우리 주위를 맴돈다. 주머니에 있던 다람쥐 간식 견과류를 몇개 던져준다. 두손으로 소중하게 아몬드를 잡고는 갉아먹는다. 귀엽다. 그걸 손구라는 망원렌즈로 당긴다. 결과물은 훌륭했다.

     

    오색 탐방 안내소 도착했다. 핸드폰을 열어본다. 전화가 한통 문자가 두 통 카톡이 여러 통 와있다. 하.. 거래처도 있고 회사도 있고.. 연차인데 다시 회사와 접속한다. 개같은 노동환경이다. 이런다고 돈을 더 주나 내 사업도 아닌데. 거래처와 통화를 하니 먼가 화가 치밀었다. 별 내용은 아니었지만 내 신성한 휴일이 침범받는 기분이다. 그런데 요즘 세상에는 너무 당연하지 이런 일들이 카톡과 문자와 전화에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 오늘은 휴일이니 다음날 연락하겠다고 자동으로 안내가 가는.. 


    설악산 탄산온천에 들어가 인당 만 얼마를 내고 20분만에 나왔다. 탄산이다. 물이 좋은지 잘 모르겠다. 회사일을 자꾸 생각하니 화가 뻗친다. 회사와 일생각을 하고 싶지 않아서 온 설악산이건만.. 아까 본 설악의 감동이 고작 회사 생각 하나로 뭉개진다. 일체유심조!


    비빔밥을 먹고 동서울로 간다. 생각보다 안힘들었던것 같다. 첫번쨰 대청봉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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