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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홋카이도 오타루
    여행노트 2012. 12. 17. 20:53

    어제 러브레터 OST 를 문득 듣다가.

    러브레터 만큼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영화는 다신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바보 같은 짓이지만

    역사학도를 꿈꾸던 까까머리 청년이

    10년만에 한번 눈이 쌓일까 말까한 지역에서 하필 눈이 쌓인날

    하필 러브레터라는 영화를

    본건

    돌이켜 보면 일생 일대의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거의 10년만에

     

     

    오타루에 가게 된 것이다.

     

     

     

    러브레터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사진에 보이는 이 언덕길을 보여줄때

     

     

     오타루는 창고가 많은 도시로 현재는 쇠락했다

     

     

     

    이런 학교가 있지만

    거리에는 장화신은 어르신들만이 보였다

    장화는 이 지역의 필수품

    눈이 많이 오기 때문 

     

     

     저녁에 여기 올라가 도시락을 까먹었다

    추웠다

    근데 너무 좋았다

     

    게스트 하우스에 묵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몇년 째 이 시기에 이곳에 오는 소녀가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을 친다" 라는 영화를 보고 있었고

    규슈 미야자키에서 올라온 청년이

    "추우니까 이불은 두겹으로 덮는게 좋아요"

    라고 말했고

    스토브에 석유가 떨어지자 나는 주인에게 가서

    "석유 떨어졌는데요"

    라고 특유의 퉁명한 말투로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사진 속 개는 만지지도 못했다.

    계속 짖어댔기 때문이다. 

     

    수많은 만화책이 인상적이었던 곳이다.

    "만화책이 많네요"라고 하자

    주인이 다른 방을 보여주면서

    "여기에도 많아요"

    라고 말했던 것 같기도

     

     

     세계 방방곡에서 여기를 방문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여행에서 가장 감동스러웠던 순간이

    하룻밤을 묵은 그 다음날 아침에 찾아 오는데

    규슈 청년과 나는 대면대면 했고

    그 청년은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설 채비를 하고 떠난 이후의 일이었다.

     

    공동 주방으로 가서

     빵에 버터를 발라 먹고 있는데

    내 눈에 보인건 금붕어가 헤엄치는 수족관과

    그 지역 신문으로

    "늦잠 잤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걱우걱 씹고 있었는데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음악

     

    키무라 카에라의 "도코"

     

    소름이 돋았고,

     

    "키무라 카에라의 도코 였습니다"

     

    라는 일본 지역방송국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소름이 돋았고

    "여기는 일본이고 나는 여행을 하고 있구나"

     

    라고 실감을 한 순간이었다.

     

    행복했다.

     

     

     

     빼구와 로구는 개 이름

     

     

     러브레터에서 병원으로 나오는 오타루 시청사

     

     

    오타루의 작은 서점에서 본

    하프웨이 포스터 이

    이 당시 일본에 개봉 무렵이었고

    후에 본 하프웨이는 썩 괜찮은 영화였다.

     

     

    어떤 장소는 너무나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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