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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여행] 근대 문화유산과 젓갈의 고장여행노트/국내 2014. 1. 26. 22:11
언제나 그렇듯, 무심코 여행을 떠났다.
2014년 들어서 세운 작은 목표가 있으니, 한 달에 한 번은 서울을 벗어나 여행을 떠나자는 것. 결혼을 한 사람들, 특히 남자들이 물어보지도 안 했는데 꼭 하는 말이 있다. “총각일 때 여행 많이 다니세요”. 그럼 나는 이렇게 받아 치고 싶다. “ㅉㅉㅉ 원래 욕망은 금기 될 수록, 하기 힘든 것일수록 더 불끈 솟아 나는 법이랍니다. 님아, 니가 다시 총각 해보세요. 여행 다니나.”
음 뭐 이렇게 받아 칠수는 없는 노릇이고.
독수공방 총각이 주체할수 없는 주말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가장 의미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보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어쨋든 1월은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이닷!!
왜 강경인가?
군을 해군을 다녀왔다. 진해에 있는 사령부에는 여러 부대가 모여있는데, 그곳에 있으면서 여러 번 코피를 흘렸다. 군기밀상 정확한 건물명은 밝히기 힘들지만, (사실 건물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일제가 들어와서 만든 일본식 서양건물들이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는데, 이 건물들이 참 좋았다. 초중고 모두 사각 콘크리트 속에서 살았고, 집도 아파트였고, 군대 이후 장시간 머무는 곳도 멋대가리 전혀 없는 빌딩의 한 사무실. 그에 반해서 100년 정도 묵은 건축물들은 어떠한가? 밖에서 볼때도 물론이거니와 건물 안에 들어가 발을 내딛으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100년 전에도 이 건물을 돌아다니던 사람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건물들은 목재 건물이 많은데 삐걱삐걱 밟으면 나는 소리들이 무척 정겹다. 일제시대의 건물이라고 무조건 해체하는 것보다는, 나는 모든 역사는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건물은 살려두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머리속에서 나오는 논리 보다는
이런 빨간벽돌과 나무 마룻바닥의 건물은 나도 모르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강경은 일제시대 3대항의 하나로, 이런 건물들이 많다는 걸 알고 직접 찾아 가보기로 했다.
강경은 젓갈의 거리다
인구 1만명이 조금 넘는 충청남도 논산시 강경읍. 한때는 10만명이 넘기도 하였단다. 무궁화호를 타고 강경에 도착했다. 관광안내소가 보이지 않는다. 10분 정도 걸어서 (구)노동조합 건물로 간다. 강경의 관광안내는 이곳에서 안내 받으면 된다. 내가 갔을때는 한 할머님만 계셨는데, 나이는 70이오, 강경에서 산지는 40년이 조금 넘으셨다고 한다. 강경에 대한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12개였던 젓갈집이 지금이 100개가 되었다. 한때 강경에는 방앗간이 10개가 넘었는데 지금은 단 1곳이 남았다. 나머지 9곳은 망한걸까? 아니 젓갈 장사로 업종을 바꿨다고 한다. 그 만큼 강경의 젓갈은 전국에서 유명하다. 덴고는 의문에 빠졌다. “젓갈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먹습니까?” “김장 담굴 때 젓갈 넣잖수”
강경은 잘나가던 동네였다. 1930년대 전국의 특산물들이 모였던 내륙항이었다. 기생집도 많았고, 주먹들도 강경에 많았다고 한다. 호남선이 개통되고 내륙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 강경은 쇠락한다. 읍내에는 여행자가 쉬어 갈 만한 작은 카페도 없었다. 금강이라는 자연환경으로 흥했던 고장 강경, 그래서 일제 시대 때도 경제 침탈의 주요 거점으로 활약했던 강경에는 이제 그 시절을 상징하는 몇 개의 일제 시대 유산과 젓갈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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