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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제86회 키네마 준보 선정 일본영화 BEST 10영화노트/일본 2013. 11. 24. 00:25
꼭 써야지 마음만 먹고 있는 꼭지가 몇 개 있는데, 슬슬 써 보려고 한다. 그 중에 하나가 2012년 제86회 키네마 준보 선정 일본영화 BEST 10이다. 구해서 볼 수 있는 영화는 다 봤다. 순위 소개와 짧은 감상을 남기려고 한다. 키네마준보는 일본 영화 잡지다. 점점 찌라시화 되어가버린 한국의 영화잡지와는 달리 이 잡지는 일본에서 프랑스의 까이에 뒤 시네마와 같이 영화 정보의 소개보다는 평론, 즉 텍스트를 많이 싣는 잡지다. 2월이 되면 그 전해 개봉했던 영화들의 국내(일본)영화 베스트 10과 외국영화 베스트 10을 발표한다. 목록을 따라 영화를 보면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확률적으로 높아진다. 가끔 이게 왜 베스트? 라고 생각되는 작품들도 있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2012년 제86회 키네마 준보 선정 일본영화 BEST 10
역순으로 소개 해 보겠습니다. 안타깝게도 구하지 못해 못 본 영화가 3편이나 된다. 10위는 공동으로 세 작품이다.
10위. 로드사이드 퓨저티브
SR サイタマノラッパー ロードサイドの逃亡者 , Roadside Fugitive , 2012
드라마 / 110분
감독 : 이리에 유
출연 : 미즈사와 신고, 오쿠노 에이타, 코마키네 류스케
아직 보지 못함
10위. 이 하늘의 꽃 나가오카 불꽃 이야기
この空の花 長岡花火物語, 2012
드라마 / 160분
감독 : 오바야시 노부히코
출연 : 마츠유키 야스코, 타카시마 마사히로
아직 보지 못함
10위. 꿈팔이 부부 사기단
夢売るふたり , Dreams for Sale , 2012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범죄/ 137분/
감독 : 니시카와 미와
출연 : 마츠 다카코, 아베 사다오, 다나카 레나
니시카와 미와 감독 작품. 2006년 작 <유레루>는 정말 훌륭하다. 누군가가 일본영화 추천해주세요 라고 말을 걸어온다면 <유레루>를 추천합니다 라고 말한적도 있다. 다음작품인 <우리 의사 선생님>은 2009년 키네마 준보 베스트 영화 1위에 뽑힐 정도로 키네마 준보 내에서는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감독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의사 선생님>은 <유레루>에 비해서 큰 인상에 남지 않았는데 <꿈팔이 부부 사기단>도 그저그랬다. 화재로 날아가 버린 부부의 가게. 그리고 외로운 여자들. 그를 등처먹는 남자의 설정 등 약간은 억지스러운 스토리와 과장된 연기가 거슬린다.
9위. 희망의 나라
希望の国, The Land of Hope , 2012
드라마/ 133분
감독 : 소노 시온
출연 : 나츠야기 이사오, 오타니 나오코, 무라카미 준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옥상에서 학생이 웃으면서 뛰어내려서 놀란적이 있다. 소노 시온의 <자살 클럽>이다. 상당히 문제적인 감독이자 세계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 감독이긴 하다. <자살 클럽>을 보고 다른 작품을 볼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희망의 나라>를 봤다. <희망의 나라>는 포스트 3.11 영화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또 다른 지진이 일어나고 가상의 공간의 원전이 폭발하는 설정. 지역에 살던 가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실제 후쿠시마에 있었던 이야기들이 영화에 들어가 있다. 제목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희망보다는 절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에도 변한 것 없는 나라. 또 다시 벌어진 원전 사고. 반성의 기미가 없는 국가. 밑도 끝도 없는 ‘다이죠부’와 ‘감바레!’. 희망 팔이. 그래서 희망의 나라.
8위. 열쇠 도둑의 방법
鍵泥棒のメソッド
, KEY OF LIFE , 2012코미디/128분
감독 : 우치다 켄지
출연 : 히로스에 료코, 사카이 마사토, 카가와 테루유키
잘못된 선택 한 번으로 예기치 못한 큰 사건에 말려드는 설정극.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로 국민배우가 된 사카이 마사토와 한자와 나오키에서 악역을 맡았던 카가와 테루유키가 호연한다.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유쾌한 소동극. 광말량자 히로스에 료코 님도 나옵니다.
7위. 욕망의 코스프레
ふがいない僕は空を見た , The Cowards Who Looked to the Sky , 2012
드라마 / 141분
감독 : 타나다 유키
출연 : 나가야마 켄토, 타바타 토모코
좋게 본 <백만엔걸과 고충녀> 감독의 영화라고 하는데 구하지 못했다.
6위. 내 어머니의 연대기
わが母の記 , Chronicle Of My Mother , 2011
드라마 / 119분
감독 : 하라다 마사토
출연 : 야쿠쇼 코지, 키키 키린, 미야자키 아오이
영화의 플레이 버튼 누르기가 참 꺼려졌다. 이 글이 2013년 겨울에야 쓰여지고 있는건 이 영화때문이다. 이 영화를 오랫동안 보지 못해서 쓰지 못하고 있었다. 가족영화의 심심함, 어머니가 치매라는 설정. 숨이 턱 막힌다. 꾸역꾸역 봤다. 2011 부산 국제 영화제 폐막작이다. 국민배우 야쿠쇼 코지가 아들역으로 나온댜. 치매에 걸린 노모는 짐인가? 예상한대로 주제는 모성. 완고했던 야쿠쇼 코지의 감정이 변하는 순간, 치매 노인을 바라보던 우리 눈도 바뀐다.
5위. 고역열차
苦役列車 , The Drudgery Train , 2012
드라마 / 114분
감독 : 야마시타 노부히로
출연 : 마에다 아츠코, 모리야마 미라이, 코라 켄고
144회 아쿠타가와 수상작 소설 니시무라 겐타의 <고역열차>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지금은 AKB48을 졸업한 마에다 아츠코가 히로인으로 나와서 팬들이 많이 봤을법한 영화. 먼저 문학상을 받은 소설이야기를 하자면, 일본 사소설의 전통을 계승한 소설로, 이 소설로 데뷔한 작가 니시무라 겐타의 진짜 체험기다. 막노동을 하며 찌질하게 살던 본인의 이야기를 감정의 흐름에 따라 1인칭 시점으로 담았다. <린다 린다 린다>, <마이 백 페이지> 등으로 일본 영화계에서 한자리 차지 하고 있는 야마시타 노부히로가 영화화했다. 돈도 여자도 집도 절도 없는 밑바닥 청춘의 모습을 담았다. 쓰레기장 같은 방안에서 팬티 한 장 입고 글을 쓰기 시작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4위. 종의 신탁
終の信託 , The Terminal Trust , 2012
드라마 / 144분
감독 : 수오 마사유키
출연 : 쿠사카리 타미요, 야쿠쇼 코지, 오오사와 타카오
안락사(혹은 존엄사)를 다룬 논쟁의 영화. 의사가 오랫동안 천식을 앓아온 인간적으로 교감까지 한 환자를 안락사 시키는 내용의 영화다. 수오 마사유키 감독의 전작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에서는 피해자 중심으로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사법 권력을 도마 위에 올렸다면 이번엔 안락사를 꺼냈다. 사회파 영화. 안락사 하는 환자는 야쿠쇼 코지가 맡았고 의사역은 수오 마사유키의 부인이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왔다. (늙어도 이쁘다) 영화는 안락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이런 복잡한 문제의 사회적 합의점을 도출해내려고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드는게 아닌가. 영화는 사회적 문제를 주목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답을 꺼내도 좋지만, 그건 영화를 본 사람들이 함께 논쟁 후 도출하면 될 것이다.
3위. 아웃레이지 비욘드
アウトレイジ ビヨンド , Outrage Beyond , 2012
액션, 범죄 / 112분
감독 : 기타노 다케시
출연 : 기타노 다케시, 니시다 토시유키, 미우라 토모카즈
기타노 다케시의 야쿠자 영화. <아웃레이지 1>의 후속작이다. <소나티네>나 <하나비> 등 다케시 초기작이 더 좋긴 하다.의리 따위 없고 돈과 힘에 의해 서로 배신하는 비열한 야쿠자의 세계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전혀 스타일리쉬하지 않고 멋있다는 느낌도 없댜. 거의 모든 사람이 비참하게 사망한다. 그냥 비열하고 잔인하고 살이 떨릴 뿐이다. 이 영화를 보고 야쿠자를 동경하게 되는 얼간이는 없겠지. <자토이치>를 기점으로 기타노 다케시 영화가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
2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桐島、部活やめるってよ , The Kirishima Thin
드라마 / 103분
감독 : 요시다 다이하치
출연 : 카미키 류노스케, 하시모토 아이, 오고 스즈카
훌륭한 청춘물. 이 목록 중 한 개의 작품을 추천하라면 나는 이 영화를 꼽고 싶다. 필부필부 장삼이사들은 영웅이 판치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 할까. 세계가 낳은 영웅의 삶을 동경하고 그렇게 살지 못하니까 본인의 삶을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지어다. 영화가 발견된지 100년이 넘었고 이제는 다룰 주제는 모두 다루었다 싶다. 이제는 주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하우투의 문제만 남았을 뿐.(최근 <그래비티>가 높은 평가를 받는게 이 이유가 아닐까) 그 하우투에서 작가의 냄새가 난다면 그를 예술가라고 불러도 될지어다. 영화를 보고 나면 괜히 뜨거워진다.
1위. 가족의 나라
かぞくのくに , Our Homeland , 2012
드라마 / 100분
감독 : 양영희
출연 : 안도 사쿠라, 아라타, 양익준
1위에는 이유가 있었다. 재일 교포 2세대 감독 양영순의 자전적 이야기. 그의 전작 <굿바이 평양>, <디어 평양>과 궤를 같이 하는 영화라고 하는데 두 작품은 보지 못했다. 국가 앞에 자유,가족,인권 없다. 이념의 시대에 망가진 인생이 어디 한둘이랴. 일본과 북한 사이에서 망가진 재일 교포 가족의 이야기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중간정도의 스탠스를 보여주는 영화. 영화란 문학이란 역시 자기 이야기를 하는게 정답이 아닐까. 보고 나면 먹먹해진다.
저의 순위는요.
1위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그만둔대
2위 가족의 나라
끝입니다.
나머지는 봐도 안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영화 볼 시간에 좋은 일 하십쇼.
무릇 영화 소믈리에는 쉣 같은 영화를 쉣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지랄을 갖춰야 함을..
내가 봤다고 무조건 thumb를 치켜세우는 소믈리에는 좀 그래요.
다음에는 역대 1위 영화를 보고 정리해보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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